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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한국시리즈 관전
등록일
2012-11-01
작성자
배명은/22
조회수
678
어제 저녁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금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 처음으로 가보았다.
90년대 프로야구 초창기 삼성라이온즈 리틀회원인 아이들 손잡고 잠실야구장을 찾은이후 야구장에 꽤나 드나든 야구팬이지만 한국시리즈에 직접 야구장에 간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 경기는 요금도 정규시즌보다 몇배 비싼데다 표 구하기는하늘의 별따기로 알고 있었기에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최근에야 야구의 재미를 조금 알아가는 마누라가 G마켓에서 외야입석표는 구할수 있다기에, 이 불경기에도 큰맘먹고 가족표를 예약하였던 것이다.

경기시작 한시간전쯤 도착하였지만 야구장 앞은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제는 말년 대학생들인 아들들이 끝내 오지 못한다는걸 알고 남는 표 두장은 팔려했지만, 웃돈 얹어 팔기는 커녕,불경기 탓인가! 어찌나 암표상들이 많은지 살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듯해 이미 운동장안은 함성소리가 요란하니 더 이상 기다릴수도 없고 구입가의 반값으로 암표상 할머니에게 넘기고 입장하였다.

와야입석은 처음이라 얼른 전광판 근처 계단통로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생각보담은 저멀리 내야수들의 움직임까지 잘볼수 있었다. 오히려 매번 야수들의 움직임을 앞쪽에서만 보다 뒷쪽에서 보니 또다른 색다른 맛을 느낄수 있었다.

2:2 타이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될 5차전이라 양팀이 사력을 다할줄 익히 짐작했지만 이날의 승부는 말그대로 진검승부, 야수들은 결사적으로 몸을던져 수비하고 타자들은 공하나 하나 그냥 보내지 않는 긴장감이 내게도 그대로 전달되어왔다.

1회, 3회말에 지난 4차전의 큰실수를 기어코 만회하려는듯 몸놀림이 결사적인 우리의 영웅 이승엽이 연속안타를 친 덕으로 각각 1점을 뽑아 2:0으로 리드할때만 해도 느긋했는데, 4회 부슬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큰 위기를 맞았지만 에이스 윤성환이 1실점으로 선방해서 살얼음판 리드를 계속해나갔다.

7회초 그간 호투하던 윤성환이 sk선두 4번타자 이호준에게 2루타를 맞고나서 마운드를 좌완 권혁에게 물려주었는데 다음타자 5번 박정권의 번트때 어영부영 야수선택으로 진루시켜줘 무사 1,2루의 절대위기를 맞게되었다. 여기에서 구원등판한 3번째 투수 안지만이 다음타자를 모조리 처리하여 이날 2번째의 큰 위기를 잘 넘겼다.

안지만이 8회에서 2타자를 잡아내자 류중을 감독은 삼성의 수호신 끝판대장 오승환을 조기투입해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마지막 타자 sk의 핵폭탄급 박재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리나 했는데, 9회초 선두 3번 최정에게 큰 타구를 맞자 아찔했다. 전광판 아래의 나에게로 거침없이 비상하는 타구를 보며 홈런인가 했는데, 역시 오승환표 돌직구의 무게 때문인가! 타구가 급격히 힘을 잃으며 펜스앞의 명수비 정형식에게 잡히려니 했다.

하나 이 어인 일인가! 정형식이 펜스에 부딪힐까 위축되었던지 그만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을 흘리고 최정은 3루까지 내달리고 말았다. 노아웃에 3루라! 이제 동점 내지 역전은 피할수 없어뵈고 삼성응원석은 충격에 빠졌다.
안달하는 마누라에게 노아웃 3루라도 점수 못내는 수많은 경우를 설명해주며 한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았는데, 과연 천하의 끝판대장 오승환 이었다. 4번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5번 박정권을 포볼로 보낸후 또하나의 요주의 핵폭탄 김강민(동향 경북고 출신)과 박진만을 차례로 삼진아웃시키고 이 중요한 경기를 끝판내버린 거였다. 오승환 만세! 대구삼성 만세!

대구 산건 24년뿐, 서울에 34년이나 살았지만 나의 야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뿐, 한번도 OB나 LG를 응원한적이 없었다. 참 뿌리는, 고향은 이래서 무서운 것이려니...

삼성이 올해도 반드시 남은 게임 잘 마무리하여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는 큰 역사를 이루기를 빌면서 나는 오늘도 6차전 관전을 위해 TV앞에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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